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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독서 현주소 인포그래픽

2015년 12월 11일 Comments (0) Views: 943 ContentsWide

사라지는 것이 두렵지 않은 남자

자가 디자인을 막 시작할 무렵, 마우스라는 매직도구를 사용하여 새하얀 ‘모니터 도화지’를 채워나가는 것은 실로 짜릿한 일이었다. 나만의 도화지 세상에서는 무엇이든 표현해 낼 수 있다는 것, 그 자체로 멋진 일이니까. 하지만 그런 짜릿한 멋짐이 곧 절망으로 이어진 때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디자이너들이 가장 두려워한다는 이 문구와의 첫 만남. “- 예기치 않게 종료되었습니다”

“왜왜왜왜왜?” 다섯번의 외침 뿐이었을까. 나는 절규했다.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습관이 바로 ‘저장하기’아니던가.

지금이야 저장하기를 무의식적으로 반복하지만, 초창기는 그야말로 마우스를 휘젓다가 이제 디자인 끝! 할 때 저장하는 악습(?)을 가지고 있었다. 나의 온 정신을 쏟아부은 모든 것을 한 순간에 날리는 기분이란.  있던 것이 없어졌을 때의 절망적인 아까움?  나의 시간, 나의 집중, 나의 창작. 결과적으로 ‘아까움’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아까움’을 새롭게 해석하는 사람이 있다. 샌프란시스코 아티스트 Andres Amador이다. 나의 모니터는 ‘드넓은 모래사장’으로, 나의 마우스는 ‘갈고리 도구’로, 나를 절규하게 만든 “예기치 않게 종료되었습니다”는 “넘나드는 바닷물”로 바뀌어져 있을 뿐이다.

“모래와 갈고리. 그의 말을 빌려 ‘작품을 진정으로 완성시켜주는 파도’가 함께하는 Andres Amador 의 작품을 감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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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04년부터 지금까지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이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만들어지지만 기다릴 사이 없이 사라지는 그의 작품들. 그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나의 작품들은 ‘존재하는 순간들에 있음’ 이라는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어요. 가끔 작품이 완성되기 전에 파도가 밀려와 모두 지워지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의 삶 또한  이처럼 일시적이고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나요.  알 수 없는 두려움과 죽음이 우리 삶에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자신을 끊임없이 표현하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살아가야해요.  내가 파도를 받아들이듯, 우리는 삶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살아가야 하죠.”

MinJu Jung

MinJu Jung

매일 매일 꿈꾸는 여자사람. 마음의 소리를 따라가는 초현실주의자. 기획-글쓰기-디자인-편집을 사랑하는 토탈솔루션 기획디자이너, 라고 우기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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